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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Artist

현대 회화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_Gerhard Richter

by 클래스는 영원하다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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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 )는 현대미술 특히 현대페인팅의 정점에 있는 작가로 독일 캐피탈(1956년창간)에서 뽑은 100대 아티스트에 올해까지 19년 연속1위로 꼽혀왔다. 리히터는 1932년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드레스덴 미술아카데미에서 보수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답습해왔다. 동독 지역이었던 드레스덴은 사회주의물결이 강한 곳이었다. 파리여행, 카셀도큐멘타등을 보며 서구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고 그는 1961년 베를린장벽이 세워지기 이전에 부인과 함께 뒤셀도르프로 이주하였다. 그곳에서 현재 이름만 들어도 위풍당당한 시그마폴케(Sigmar Polke),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와 교우하며 작업활동을 한다. 플럭서스 운동과 팝아트에도 영향을 받고 이름도 우스꽝스러운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형태의 작품활동을 한다. 오브제와 퍼포먼스등에 대한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실험도 계속했지만 회화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하나의 관념이나 이념에 속박되지 않고 여러 회화에 대한 고민과 커다란 주제를 지닌 다양하고 다층적인 회화를 구축해나간다.

자신의 추상화앞의 게르하르트 리히터

리히터의 회화는 여러방향으로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이다. 구상화, 추상화, 사진화를 바탕으로 한 추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도 사진이 그 기반이 된것이다. 추상화를 그릴 때도 사진을 바탕으로 그리기도 한다. 사진위에 오버페인팅을 하며 순수 조형에 대한 탐구를 지속적으로 한다. 크고 방대한 스케일의 인생의 회화마스터플랜을 짠 그는 끝없이 그린다. 그림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맥락을 보여주는 그는 주제가 없는 작가이다. 특유의 구상과 추상을 이용하여 회화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가 주제라고나 할까.. 그는 인터뷰에서 사진은 양식도 구성도 규범도 없이 순수한 이미지로 다가온다고 말하였다.

Atlas_자신이 촬영하거나 스크랩한 사진을 전시한 광경

1962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 사진화는 주로 스냅사진의 특성을 살려 흔들리고 초점이 엇나간 사진들을 그렸다. 간혹 가족을 그린 사진에서는 또렷한 방식으로 테크니컬한 구상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는 사진과 회화의 관계를 끝없이 탐구하며 일루전과 실재성에 대한 의심으로 인도한다. 포토리얼리스트들이 사진의 정확성, 기록성등의 속성에 주목하였다면, 리히터는 사진의 스냅적 측면, 즉흥적, 순간적, 일상적인 속성에 주목을 하였고 사진을 대하는 사람들의 관념의 깊숙 한 곳을 건드린다.

1964, Milano Cathedral, 130x130cm, oil on canvas, /1965, Woman Descending the Staircase,198x128cm,oil on canvas, gerhardrichter.com
 1977, Betty, 30x40cm, oil on canvas / 1988, betty, 102x72cm, oil on canvas.  gerhardrichter.com

 

1994, The reader, 72x102cm, oil on canvas /1985,Wiesental, 90.9x94.5cm,oil on canvas/1982,Two candles, 120x100cm, oil on canvas, gerhardrichter.com

1966년부터 극사질적인 풍경화와 기하학적 추상화를 제작하였다. 1977년 이후에는 추상회화와 정물화등을 제작하였다.
특히 추상화는 스퀴지를 이용하여 캔버스에 물감을 무의식적으로 바르고 그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긁고 다시 중첩하여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되며 그의 다큐멘터리적 필름 게르하르트 리히터(Painting, 2011)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제작된 리히터의 회화

그 필름을 보고 있노라면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인생은 그림을 위해 사는 그 목적밖에 없구나, 외롭고 고달프고 즐겁고 행복한 것을 그림을 통해 느끼려고 태어난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경건해지고 경외감이 든다. 그리고 그저 현대회화의 마스터라는 찬사이외에는 어떤 말을 할 수 없다.

끝없이 회화작업을 하는 그에게서 특별히 몇가지 이벤트적인 전시가 주목할만한데 Atlas에서 모아놓은 사진을 기반으로 한 유명인물의 사진화와 컬러차트이다.

1972(1998), 48 Portrait, 69x54cm, oil on canvas, Ludwig Museum

[Gerhard Richter는 197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독일을 대표했다. 이러한 국가적 재현의 맥락에서 그는 문화를 구성하는 인물들과 우리의 집단적 동일시와 부성애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을 만들었다. 백과사전과 역사책을 참고한 후 그는 유럽 문화의 과거에서 인물을 선택했다. 270명의 유명한 철학자, 음악가, 화자, 시인, 과학자, 자연주의자의 사진 중 첫 번째 선택이 48개로 줄었다. 그들은 모두 19세기와 20세기에 태어난 유럽인과 북미인이었다. 역사책에 재현된 그들의 흑백 이미지를 가지고 리히터는 같은 형식과 비슷한 크기로 48점의 초상화를 그렸다. 베니스에 있는 독일관의 신고전주의 건축은 그에게 영묘를 연상시키는 설치물을 만들도록 자극했다. 초상화는 중앙에서 왼쪽으로,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이 오케스트레이션되어 인물의 머리 방향에 따라 정렬되어 같은 높이에 일렬로 제시되었다. 이 설치물은 현재 독일 쾰른의 Ludwig 박물관에 영구 전시되어있다.]

4900 Colors, 2007(게르하르트 리히터 미술 재단)의 "색상표와 공공장소" 전시 전경

리히터는 1966년경부터 컬러차트 작업을 진행했다. 리히터의 회화여정은 끝없이 반복되고 재생산되고 증폭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컬러차트 한줄기만 해도 많은양의 작업이 진행되어온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루이비통재단을 통해 컬러차트를 선보인 바있다. 리히터가 처음 컬러차트 작업을 한 것은 특별히 주제나 방향성이 없는 회화를 한 것처럼, 색에도 어떤 어울림도 어울리지 않음도 없음을 알려주듯이 수많은 배치로 색차트 구성을 만들어 제작한다. 이런 작업을 보면 우리에게 색의 어울림의 편견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리히터의 회화는 무엇을 지시하여 그린다기보다 그의 행위로 우리의 의식의 지평을 더 넓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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