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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Artist

어둠의 화면에서 의문을 던지는_미카엘 보레만즈(Michaël Borremans)

by 클래스는 영원하다 202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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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경 벨기에의 아티스트 미카엘 보레만즈는 회화 아티스트중 주요 인물로 떠오른다. 영화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제작한 상황의 스틸 컷을 기반으로 회화작품을 완성시킨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특히 바로크 시기의 벨라스케즈의 테크닉과 고야의 어두운 정신의
분위기를 계승하는, 구상 페인팅을 구사하고 있으며 좀 더 현대에 맞는 스피디한 붓질이 특징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어둡지만 뭐라 말할 수 없는 아우라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영국의 데이빗 줘너(David Zwirner) 갤러리에서 전시한 작품들이 화제를 모았고, 2014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팔레 데 보자르(The Palais des Beaux-Arts) 미술관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전시 기록을 세웠다.
그의 회화는 알 수 없는 상황과 인물의 조화, 단순한 공간이 인물을 압도하는 매력을 갖고 있다. 어떤 강박과 관련이 있어 보이며 미스테리한 표현을 주로한다. 하지만 그 강박은 보는이들의 강박이기도 하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가장 기본적인 도덕, 정치,사회적으로 이슈화될 것만 같은 주제들을 비틀어 그리면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금새 낚였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미지의 힘은 무서운 것이다.

죽음을 연상시키는 작품들, 오른쪽 작품의 경우 악마의 드레스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회화, 조각, 영상, 사진 등을 넘나들며 작업하는데 그의 영상이나 사진의 미장센은 마치 데이비드 린치 스러운 어두움을 좀 더 깔끔하게 담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보레만즈의 회화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이 다수이다. 또 최근 아이들을 구성한 회화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2023년 봄컬렉션의 발렌시아가의 광고에 들어간 책은 보레만즈의 화집이었고, 보레만즈라는 화가가 아이들을 포르노 및 학대 등의 BDSM을 연상시키는 대상으로 작품화 한적이 있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발렌시아가는 결국 광고를 취소하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물론 기획사에게 2500만불의 소송을 걸었다.

논란이 되어 철회한 발렌시아가의 광고 속 보레만즈 화집
발렌시아가 광고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아이들대상의 회화시리즈 중 일부

그의 회화는 확실히 논란거리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이미지를 보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예술은 늘 경계에 서있다. 어떠한 경계인가는 작가의 성향에 따라 다른데, 보레만즈는 편견과 울타리의 경계에 서서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레만즈가 제작한 스틸 사진과 그것을 회화한 시리즈 중 하나

이처럼 인물 표현에 의외의 요소들을 조합하여 생각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하고있다.

그의 캐릭터 회화는 다중적 의미를 지닌다. 미국의 악명 높은 집단 KKK를 연상시키지만, 사실 일본 전통 인형극에서 사용하는 복장이라고 한다. 예술의 상업화, 장르 간 경계의 파괴, 지나친 가벼움 등 온갖 ‘개념’만 판치는 동시대 아트 신에서 미카엘 보레만스의 작품은 다시 한 번 그림을 보는 즐거움과 예술의 진지함을 환기해준다.

보레만즈의 모습

보레만즈는 밴드활동도 하고 있고 그림도 그리며 사진 및 영상 등 각종 매체로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이런 점이 데이비드 린치와 비슷하다. 늘 캔버스에 가지런히 작업하는 것이 아니고 주변에 손에 잡히는 빈티지 노트 표지나 종이 등을 자유롭게 쓴다. 그의 작품이 속도가 있고 즉흥적인 느낌을 갖는 것은 영감이 떠올랐을 때 바로 실천하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벨라스케스, 고야, 마네, 드가 같은 서구 미술사의 대가가 미카엘 작품의 테크닉과 주제의식을 설명할 때 주로 등장한다.

왼쪽의 제목은 '대출' 오른편은 '천사'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반드시 이상한 감정을 갖게 된다. 묘한 두려움이 깔리며 의문들이 하나 둘씩 생긴다. 우리에게 명확함이 있는가? 어떤 대상 혹은 세상을 바라보며 생각되는 아이러니와 복잡한 감정을 각종 미디어로 표현하고 있는 보레만즈는 인터뷰에서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있는 그대로 순수할 순 없잖아요. 역사를 돌아봐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권력을 쥔 누군가가 만들고 조작해놓은 것이죠. 기술이 지닌 힘을 보세요. 이제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종교처럼 믿고 따릅니다. 그 반대편에 아프리카가 있어요. 아프리카를 여행하면 그들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처참한지 놀라게 됩니다. 물론 내가 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예술가로서 세상을 보고 내 방식대로 그것을 표현하는 건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당신이 정의하는 예술은 무엇인가요? 예술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반영해 그동안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창조해왔습니다. 잘 그린 그림은 더 나은 ‘소통’을 가져다준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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