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는 현존하는 최고의 화가로 인정된다. 특히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것으로 더 경탄을 한다. 그의 초기작중 알려진 것으로는 추상연습과 구상연습 컴포지션 연습 등으로 나뉘고 주목받기 시작할 때부터 돋보인 작품은 미국 서부에서 작업한 수영장시리즈이다.

텀벙! 과 수영장 시리즈. 아마도 상당히 따뜻하고 부유한 집의 수영장 풍경으로 보이는데, 미국 LA등지의 부촌에 셀럽들과 교류하며 작업한 호크니의 사상과 시선이 느껴진다. 특히 물표현은 상당히 그래픽적이기도, 도식적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회화언어로 보인다. 후에도 물, 바다, 스프링클러 등을 소재로하며 표현자체에도 주목해나간다.

수영장시리즈에서 파생되는 더블 포트레이트.
더블포트레이트, 특히 한 예술가의 초상이란 제목이 붙은것을 보니 자신에 대한 자화상일수도, 혹은 자신과 깊은 관계가 있는 인물과 자신의 상황을 수영장 안과밖으로 은유하고 있는 장면처럼 보인다. 알려지기로 물밖의 인물은 호크니의 연인 피터슐레진저이다. 호크니와 결별한 견습생이었던 슐레진저를 담담하게 그러나 분리된 상황으로 그려냈다. 호크니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여럿있는데, 언젠가 호크니가 수영장 그림을 작업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당시 슐레진저의 전신 사진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여러컷에 나눠찍어 보고 그린것으로, 머리부분이 더 크게 나왔다. 이것은 정확한 원근법에 대한 호크니의 저항에 의한 생동감이 드러나는 결과를 가진다.


더블포트레이트에서 파생되는 아메리칸 콜렉터. 호크니의 콜렉터의 모습이기도 기계적인 표현으로 콜렉터를 바라본 호크니의 시선도 느낄 수 있다. 조각으로 보이는 돌덩이가 쌓여있는 장면도 재밌는 요소이다. 수집가 프레드와 마샤 와이스먼을 그린 것인데, 그들을 둘러싼 거의 물체처럼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는 부부는 서로 떨어져 서 있다. 오른쪽 토템 폴에 맞게 행동하은 프레드와 헨리 무어 조각상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마샤의 자세는 콜렉터를 조롱하기도 함으로 보인다. 서로서로에게 또 예술품에도 무관심해 보이는 설정은 이 코믹한 더블포트레이트를 호크니의 위트로 더욱 돋보이게한다.
호크니의 작품세계는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층위로 쌓여있고 그 스토리와 작업 프로세스는 지극히 사적인 것부터 미술사 미술양식 등 세계 전반을 가리키기도 해 매우 방대하다. 따라서 나는 호크니의 그림 몇개로 호크니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소재와 기법 등 몇가지 맥락. 주로 쓰는 형식적 흐름으로 작품을 이야기해본다.
화가와 모델시리즈. 호크니가 존경해 마지않는 피카소에게 마치 사사를 받는듯한 자신의 모습. 여기서도 인물 둘이 등장하며 더블포트레이트를 연결시킨다.


두 그림은 앞에 화가와 모델의 관계이며 뒤쪽 공간을 평면적인 라인드로잉으로 배치하면서도 화면내의 공간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킨다. 3차원적인 환영의 공간이 아니고 2차원적이고 도식적이며 공간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라 할 수있다. 그와중에 아래 그림의 호크니 책상은 조르쥬 쇠라 스타일처럼 병치된 점묘로 표현되었다. 침대에 있는 무늬는 옵아트의 눈속임이 가득하다. 깨알같이 섬세한 늬앙스가 담겨있다. 현대미술화가들의 대상에 대한 이질적인표현과 이질적인 질감기법은 호크니나 키타이등 당시 팝아트로 분류된 화가들이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LA의 풍광과 분위기를 사랑한 호크니는 자신의 작업실이 걸쳐있는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런닝으로 다녔다 한다. 이 다채롭고 오묘한 표현의 회화는 왼쪽 윗부분 지도와같은 평면적 표현부터 구불구불한 고개를 도식화한 호크니의 잠재적 지도화라고 부를 수있다. 헐리우드 셀럽들의 부촌으로 영화에도 많이 등장하는 이곳을 호크니는 상당부분 평면적으로 묘사하였는데 호크니의 그림의 역사 책을 보면 중국의 두루마리 그림에 매혹되어있었고, 그것을 참조한 호크니식 L.A 풍경을 그린 산수화라 할 수있다. 호크니는 이 그림의 상당부분을 기억에 의존하여 그렸다. 아래의 니콜즈 캐넌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호크니의 서양산수화(?)풍경은 어찌보면 위치와 장소의 개념을 회화화한 작품들이다. 이런 작품들은 특히 회화적 밀도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전체를 조망하게 되고 서양회화의 전통적인 원근법을 깬 심원법과 같은 동양회화의 맥락과 결을 같이한다. 하지만 그 컬러풀함이란…


가히 압도적인 스케일의 그랜드캐넌은 호크니의 사진작품과도 연관이 되어보인다. 국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했을때 온 작품으로 대형이미지를 만들때 주로 파트를 나눠 합치는 방식의 원형같은 그림이다. 폴라로이드로 작업한 아래의 사진작업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점과 입체파의 현대적 해석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의 뮤즈 피카소의 오마주이자 사진시대의 시도들.




현재는 많이 볼 수있는 포토콜라쥬. 완결된 사진회화로는 당시 호크니가 선구자적인 위치였다.

자신만의 회화어법으로 진행된 자신들의 지인들을 그려낸 82개의 초상연작 일부의 앞 호크니
호크니는 인물화, 반려견 등을 전통적인 초상의 형태로 2010년대까지도 열성적인 다작을 해냈다.
시각에 대한 연구로 명화의 비밀-옛 회화 거장들이 약간의 치팅으로 사진시대에 사진과 싸웠다는 합리적 추측과 논리-이라는 문제작을 저술하기도 하고 꾸준히 미술사관련 및 자신의 그림책을 집필했다.

피카소와 마찬가지로 마티스의 오마주 작품을 보면 현대의 무용수들의 동작을 묘사하고 있다. 팔과 팔 사이의 원근감의 생동감은 마티스의 그것과는 다르다.

세잔의 포커테이블 위의 두 남자를 오마주한 카드플레이어는 호크니의 주된 관심인 역원근 테이블과 가운데 배치된 또다른 인물이 주목할 만한 곳이다. 보라색 배경과 그림자의 일치또한 특이한 부분이다. 이렇게 오마쥬의 형태로 그려낸 현재의 댄스와 카드플레이어에는 호크니만의 원근법으로 인해 실제감이 더 느껴진다.
호크니는 오페라나 연극무대의 무대디자인도 자주 참여했다. 그의 다양한 예술활동은 끝이없다.


연극무대마저도 호크니가 주로 쓰는 곡선과 색감이 호크니 시그니쳐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현재 호크니는 영국에서 자연속에서 그림 그리며 은은하지만 끝없는 예술혼으로 작업하며 간혹 저술활동도 하고 있다.
호크니는 자신이 저술 한 것처럼 픽쳐-그림 자체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으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정적인 예술활동을 하고있다. 콜라쥬, 판화, 사진, 디지털픽처, 3D 등 재료의 다양성부터, 원근법, 추상과 구상, 미술사 거장들에 대한 오마쥬ㅡ에 이어 수많은 픽쳐들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과 늬앙스에 대한 전복적 실험... 호크니가 붓질하는 것 자체가 미술사를 계속 써가는 장면이며 그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즐겁다. 이 블로그에서 그의 업적들과 예술성을 일일히 진술하기에 그 방대함을 다루기 어렵다. 그저 또다른 국내 호크니 전시가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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