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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Art In Movies

영화 <설리에 관한 모든 것>2013 구스타프 도이치

by 클래스는 영원하다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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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실주의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소재로 만든 영화를 소개한다. 

 

국내개봉2013.12.26.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오스트리아

러닝타임 92분

감독: 구스타프도이치 주연: 스테파니 커밍, 크리스토프 배치

우선 에드워드 호퍼를 간단히 설명하면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로 주로 도시의 일상적인 모습을 그렸으며 소외감이나 고독감을 표현하였다. 그의 작품에는 산업화와 1차대전, 대공황등의 상황의 미국과 미국인의 현실을 담고있다. 호퍼를 위시해서 어메리컨 리얼리즘이 등장하였다. 호퍼는 사실 순수예술보다는 일러스트레이션이나 광고미술이나 삽화용 에칭등을 제작해왔다. 파리로 유학을 다녀왔지만 별다는 변화나 감흥을 느끼진 못했다고 한다. 

 

호퍼의 작품은 현재 도시화된 우리의 삶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있고 인간성 상실 소외 고독 등은 산업화가 고도화되면 될 수록 커지는 감정일 것이며 1900년대초중반의 미국의 상황을 보며 연결시켜 볼 수 있다. 

 

구스타프 도이치의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원제는 Shirley-Vision of Reality이다. 실제로 영화에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할만한 이야기들은 없다. 원제처럼 셜리: 현실에 관한 시각 혹은 현실에 관한 환상...정도가 영화를 대표할 제목이다.  셜리(스테파니 커밍)는 라디오를 즐겨 들으며 영화와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하는 배우다. 남편과의 사이도 나쁘지 않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매카시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영화계는 잦은 고발로 인한 혼란이 발생하고, 셜리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영화는 세월과 함께 늙어가는 배우 셜리를 보여준다. 주식시장의 붕괴,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매카시즘 광풍, 마틴 루터 킹의 죽음 등 미국 현대사의 변곡점들이 셜리라는 인물 속에 녹아있다.

그림과 같이 촬영하기 위한 영화세팅장면

이 영화의 특이한 포인트는 미국역사의 30여년의 세월을 담았으나 화면전개와 진행이 매우 느리다. 마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차분히 보고 있는 듯하다. 구스타프 도이치가 호퍼에 대한 오마주격으로 찍은 듯한 여러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더 그렇다. 매우 느린 카메라 워크는 셜리의 고뇌가 섞인 내면을 드러낸다. 셜리가 내레이션 하는 '다 녹기전에 생의 아이스크림을 즐기라'는 문장같은 요소들은 느림의 미학을 깨는 역할을 종종한다.

 

 영화의 느낌은 사실적인 장면들을 보여주지만 그림의 한 장면 그리고 아름답고 현대적인 색감을 가지지만 호퍼의 그림처럼 불안함도 느껴진다. 영화의 분위기는 고도로 계획적이고 치밀한 미장센과 컷들로 이루어져있다. 다만 스토리라인이 풍부하지 않고 철학적인 선언을 하듯이 뚝뚝 끊기는 내러티브는 머리를 복잡하게 하기도 한다. 셜리는 영화의 첫부분을 책을 펼치며 시작하고 끝부분에서 책을 덮는다. 책과 연결된 부분은 에밀리디킨슨의 시집을 읽는 부분도 엿보이는데 이러한 장면도 우울한 주인공의 내면에 깃든 감성을 드러낸다.

이 영화는 도시화되고 경쟁화되는 세계나 현실적 국가가 각 구성원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며 살아내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주인공 셜리에게는 동반자가 있고 그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의 홀로서기를 위한 근원적 고독감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상대적으로 위 호퍼의 대표작 격인 '밤을 지내는 사람들'에서 호퍼와 자신의 부인은 서로의 관계로 우울한 도시에서의 힘겨운 삶을 극복해나가는듯해 보인다. 쓸쓸하게 앉아있는 등을 보이고 있는 한 개인에 비해 그렇다. 하지만 호퍼의 다른 작품들은 주로 인간의 고독을 그려낸다. 

<영화와 각 그림 장면비교>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엄청난 수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생각한다. 세련된 미장센과 그림과 같은 스틸이미지들은 영상미와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며 호퍼의 작품에 깃들어진 정서와 미국의 역사적 상황과 연관된 교차된 시선으로 예술가로 살아가는 셜리라는 주인공을 내세우며 삶을 살아내기 위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등을 표현했다고 보여진다. 아쉬운 점은 산만한 스토리라인이 우리에게는 영감을 주지만 대중영화처럼 선명하지는 않다. 에드워드 호퍼의 팬이나 영감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관람하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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