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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클라스/전시리뷰

[전시리뷰]안드레아스 에릭슨<해안선> 학고재 갤러리

by 클래스는 영원하다 2022.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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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갤러리의 전속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전시가 열렸다. 에릭슨은 1975년생으로 스웨덴 비외르세터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뭉크박물관에 간 추억으로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양한 예술활동을 하던 에릭슨은 전자파를 쎄면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희귀 병을 얻었고 현재는 스웨덴의 북부 시네클레산 숲 속에서 살며 작업하고 있다. 한편으로 얼마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작가인가 생각했고 또한편으로는 현대문명이 누군가에는 분명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자연친화적인 스웨덴의 작가는 지난 2018년 전시때 우리나라의 산-설악산,지리산,한라산 등을 주제로 회화작품을 제작하였다. 당시 작품에 대한 호평이 있었는데 이번 <해안선> 전시도 형식적으로는 유사함을 가지고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은 형상을 지니지만 추상적인 표현을 하기도 하고 반대로 추상적이지만 형상을 상상하게 만드는 유연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 작은 소품들로 실험적인 면들의 중첩을 보여주기도 하고 회화에 있어 칠이 가지는 의미를 인식하게 하는 그림을 그린다.

전시제목처럼 마치 바다의 해안선을 연상케하지만 육지의 그것들은 다양한 색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도처럼 보이기도 하고 산이나 인간처럼 보이는 형상도 눈에 띤다. 이런 형상들이 유화붓이 미끈하게 흘러가는 흔적들로 중첩되기도 서로 섞이기도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도 하며 보는 이의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에릭슨은 전통적인 회화재료인 템페라를 나무위에 사용하며 아크릴 유화 등으로 마무리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붓질의 흔적과 각각의 색면들이 서로 경계를 이루며 또다른 형상을 만든다. 이러한 방식의 작업들은 에릭슨의 회화가 경계, 면, 붓질,칠,흔적, 색, 다양성 등임을 유추하게 한다. 바탕의 재료가 매끈하고 고르게 칠해져 있으면 그 위에 생기는 물감의 제스쳐가 더욱 드러나기 마련인데 아마도 에릭슨은 칠 자체가 회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자신에게 주는 즐거움중 꽤나 큰 부분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러한 작품을 연작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마치 지도처럼 보이기도 하며 지리책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지만 그 면들 속속들이는 에릭슨의 액션과 흔적으로 가득하다. 과감하진 않지만 흐르기도 하고 그 위에 투명한 물감을 올리기도 한 에릭슨의 전매특허와 같은 작품. 대형작품이라서 더욱 칠의 흔적이 자유로워 보인다. 물감의 밀고당김과 미끄럽고 잘장착됨이 적당히 서로를 긴장하게 만든다.

작은 조형물부터 파스텔 크레용 수채 등의 드로잉적 재료를 이용한 작품들도 보였는데 가벼운 에스키스처럼 보이고 해안선이라는 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형상들도 보인다. 전체적인 인상은 편하고 자연스러운 풍경들 마치 누더기 옷이 꿰매어져 있는 빈티지패션인냥 혹은 지도인냥 편안한 색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구체적 형상과 추상을 오가며 작업하는 에릭슨의 붓질의 흔적으로 이루어진 면분할에 대한 사랑이 돋보인다. 하지만 지난 전시에 비해 이렇다할 새로움이나 파격의 실험등은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작품들이 회화로써 어느정도 수준이상인 것은 사실이다. 가수 RM이 방문한 전시와 그렇지 않은 전시로 나뉘는 최근의 미술관과 갤러리. 안드레아스 에릭슨 전시에도 찾았다고 한다. 그나저나 에릭슨의 작품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더욱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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