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번 살바도르 달리 전은 달리소장품 3대 미술관에서 작품을 대여해온 대형 블록버스터급 전시라고 소개 되었다. 3대미술관은 스페인 피게레스의 달리미술관, 미국 플로리다의 달리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이다. 스페인의 피게리스 달리미술관은 폐허가 된 극장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세계최대 소장처이며, 미국 플로리다 달리미술관은 달리의 회고전을 보고 감명받은 모스 부부가 45년동안 수집한 달리 컬렉션 미술관이다. 스페인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은 20세기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끄는 스페인 대표적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달리소장 3대미술관의 연합기획전이며 국내최초의 원화전으로 소장품을 내준 달리의 명화 140여점과 삽화 설치작품 사진 및 영상등을 전시하였다. 이러한 엄청난 광고와 부푼 꿈을 가지고 살바도르 달리전을 보러 갔다.
달리는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스페인출신이며 전시초입부터 피카소와의 만남 등 자신이 예술가로서 인정받고 대가로 이름과 작품을 남기기를 희망하는 야심찬 작가이다. 달리의 천재성을 필두로 시작하는 전시는 여러가지 작품을 실험하며 추상화적 인상파적 입체파적인 실험등을 한 달리의 초기작들을 접할 수 있다. 고전적 표현도 하며 자신의 독창성을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작품들을 하였고 주된 작품들이 설치되어있다. 물론 달리의 전성기 작품들을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흥미로운 접근으로 본 초기작들은 천재인 달리도 자신의 예술성을 손안에 잡기 위해 여러 작품들의 방향을 모작하고 비슷한 스타일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갔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달리는 자신의 작품의 소재를 꿈의 이미지를 주로 이용하며 현실과는 다른 비현실적인 장면을 그려낸다. 그리고 초현실주의 작가들과의 교류로 우리가 인지하는 이성적인 세상만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것이 아닌 비이성적이고 무의식적인 개념을 세상에 드러낸다. 이러한 과정에서 당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공도 컸다.
달리의유화 작품이 많지는 않았지만 밀레의 만종을 보고 그것을 오마주하며 자신의 작품에 끝없이 모티프를 쓰는 방식은 이미 1930-40년대에 현대미술의 시기였다는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달리의 무대미술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판화작품이 줄을 이루는 가운데 홀을 지나 돌아서니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삽화가 나왔다
달리는 루이스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품에 무의식적이며 즉흥적인 예술적 표현이 난무하는 삽화를 그렸는데 나는 이 작품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현대에도 소설책에 이러한 예술성있는 삽화 작품을 넣은 것은 본 적이 없다는 생각에 달리의 천재성을 더욱 인정하게 되었다.
아래의 이미지들은 구글링으로 찾은 달리의 삽화가 들어간 루이스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이다.
달리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갈라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실험무대는 달리에게 꿈과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달리는 여러가지 방향의
작품을 실험한다. 회화를 넘어 꿈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알프레드히치콕과도 작업하였고. 달리가 유명해서가 아니고 꿈장면의 구현은 달리밖에 못해서 같이 제작하였다고 밝혔다
또 달리는 디즈니사와 함께 자신의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하는데 관심이 많았지만 무산되었고 사후 2003년에야 작품이 완성되었다.
원제: Destino
https://youtu.be/hc_f9VDVsNk
달리의 원화작품이 궁금했던 나는 초반부터 달리컬렉션 3대장 미술관에서 얼마나 많은 유화작품이 왔는가에 초점을 두고있었지만 기대하기에 이번 전시는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물론 몇몇 달리의 위대한 작업들은 눈에띄었지만 아쉬움도 크다. 한편으로 위로가 된 부분은 플로리다미술관에서 제작한 ‘달리의꿈’미디어아트인데 달리의 원화를 모티프로 실제 그림안 공간에 들어가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 작업이다.
활동하는 달리의 모습들이 찍혀있는 사진들… 영화감독 히치콕. 앤디워홀. 앨리스쿠퍼와 같은 락스타도 보인다.
달리는 또 자신의 천재성 및 예술성에 대한 점수표를 만들어서 노트했는데 벨라스케즈와 페이메르 그리고 자신을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에 흥미가있었다.
이 달리의 점수표 노트는 미술계에선 꽤 유명한 가십거리로 오랫동안 전해져있던 것인데 직접 이미지로 본 것은 처음이다. 구글링으로 찾아낸 이미지를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화가 | 기 법 |
영 감 |
색 조 |
데 생 |
천 재 성 |
구 성 |
독 창 성 |
신 비 |
진실성 | 평균값 |
다빈치 | 17 | 18 | 15 | 19 | 20 | 18 | 19 | 20 | 20 | 18.4 |
메소니에 | 5 | 0 | 1 | 3 | 0 | 1 | 2 | 17 | 18 | 5.2 |
앵그르 | 15 | 12 | 11 | 15 | 0 | 6 | 6 | 10 | 20 | 10.5 |
벨라스케스 | 20 | 19 | 20 | 19 | 20 | 20 | 20 | 15 | 20 | 19.2 |
부게로 | 11 | 1 | 1 | 1 | 0 | 0 | 0 | 0 | 15 | 3.2 |
달리 | 12 | 17 | 10 | 17 | 19 | 18 | 17 | 19 | 19 | 16.4 |
피카소 | 9 | 19 | 9 | 18 | 20 | 19 | 7 | 2 | 7 | 11.9 |
라파엘 | 19 | 19 | 18 | 20 | 20 | 20 | 20 | 20 | 20 | 19.5 |
마네 | 3 | 1 | 6 | 4 | 0 | 4 | 5 | 0 | 14 | 4.1 |
베르메르 | 20 | 20 | 20 | 20 | 20 | 20 | 19 | 20 | 20 | 19.9 |
몬드리안 | 0 | 0 | 0 | 0 | 0 | 1 | 1.5 | 0 | 3.5 | 0.6 |
이러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 현재로써는 재밌고 우습기까지 하다. 현대미술의 개념이 매우 달라져서 미술을 보는 패러다임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 그와중에도 달리의 미적인 기준과 취향이 드러나는데 몬드리안을 최하점을 준 것도 웃기고 벨라스케스나 베르메르를 최고점을 준것도 달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또 자신은 평균값이라고 밝히는데 그러한 점도 앞으로 더 대가가 되기 위한 야망을 드러낸다. 천재들은 다르다. 그 야망과 자신에 대한 신념. 도전. 용기. 그리고 달리의 경우 그것을 실행시켜줄 수 있는 촉매의 역할 여인 갈라~그녀의 배우자이며 뮤즈이고 매니저이며 저술가인 달리 갈라(이바노바 디아코노바, 러시아)에 의해 달리는 더욱 그의 천재적인 예술성을 세상에 드러냈다. 갈라는 달리를 이용하다시피 많은 이익도 챙겼지만 달리는 다른 예술가들과는 달리 (ㅋ) 자신의 사랑을 갈라에게 53년동안 순애보적으로 바쳤다. 물론 그 끝은 파국이었으며 달리에게 치명적이었다.
갈라와 달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가 책 한권은 되어서 혹시 기회가 되면 다음에 써보겠다.
이번 전시는 보기 어려운 디스플레이. 조악한 동선. 홍보에 비해 열악한 레퍼토리 등 아쉬움 투성이지만 그래도 신기술(모니터디스플레이와 잘짜여진 텍스트 미디어프로젝션)로 잘 포장되었다. 말그대로 국내의 보기 드문 달리 원화전이라는 것이 위로를 해준다. 사실 원화를 보려면 멀리 해외에 가야하니 너무 불만이 많은가 싶다.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초현실주의 거장들을 보러가야 하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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