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우리의 세계가 만날 수 있다면
전시작가: 김연 이물질 박선하 킴비
전시기간: 2022.03.14-2022.04.30
전시시간: 11:00-23:00
전시장소: 대림창고 카페 갤러리

대림창고 갤러리는 기획전 ‘우리의 세계가 만날 수 있다면’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회화, 섬유,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작업하는 작가모임 ‘김이박 스튜디오’의 4명의 구성원 김연, 이물질, 박선하, 킴비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각자의 독특한 작업세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공존과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전시이다.

김연 작가노트 | 숲의 세계
눈이 내린 날, 숲을 보았다.
나뭇가지 위 소복이 쌓인 눈송이가 예뻤다.
살포시 내려앉은 눈송이가 추운 내 마음도 보듬어, 괜찮다고 가만가만 달래주는 것 같았다.
내가 그린 공간은 사소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고요한 공간 속의 잔잔한 바람, 따스한 햇빛 같은 아주 작은 움직임들은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위로해 준다.
우리가 사소하다고 여기는 작은 온기들, 그게 사실은 우리의 전부가 아닐까.

이물질 작가노트
파랑은 신비한 배반(背反)의 색이다. 높은 하늘의 색이면서 가장 깊은 바다의 색이다. 희망의 청색인가 하면, 절망의 블루이기도 하다. 남성적인 색으로 알려졌지만, 음(陰)의 여성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파랑은 이렇듯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미묘한 색조의 변화에 따라서 사뭇 다른 이미지를 드러낸다.
파랑은 나를 살린 색이다. 처음 청색조의 작업을 시작했을 때, 나는 심한 불면증과 신경과민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진 것도 이룬 것도 하나 없는 청년기,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기인한 불안과 크고 작은 실패에서 오는 절망을 잊기 위해 작업에 몰두했다. 매일 하염없이 파랑을 바라보았다. 파란 화면을 보며 어떤 날은 가슴 뛰게 설레었고, 어떤 날은 나른하도록 편안했다. 파랑의 양면성은 언제나 내가 상상하는 정서로 나를 이끌었다.
나의 작품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펠트다.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에게 펠트트지가 생명과 회복을 상징하는 신화적 요소이듯, 나에게 펠트는 부드러운 살갗이며 감정을 기록하는 일기장이고 치유의 도구이다. 메스로 절개하고 환부를 치료한 다음 다시 봉합하는 외과수술처럼 나는 펠트지를 칼로 그어 상처를 내고 그것을 다시 바느질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치유를 위해서는 상처가 필요하다. 때때로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는 과정이 우리가 살아있음을 알려주곤 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특성을 가진 펠트, 그리고 차갑고 이지적이면서 야릇한 파랑. 서늘하면서 온화하고, 강인하면서 유한 정신성이 나의 작업세계를 구성하는 모순들이다.

박선하 작가노트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보편적으로 ‘불안’의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 살아남지 못한다면 제거될 것이라는 불안, 경쟁적 사회 구조 속에서 억압된 분노와 경쟁의 내면화, 거대한 구조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상실감을 공통적으로 느끼며 살아간다.
나는 현대 사회의 지나친 경쟁 구조를 도시의 경쟁적으로 높게 쌓아 올라가는 고층 빌딩에 빗대어 표현하고, 이런 사회 속에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조차 사라져 가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에 대한 표현을 도시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표현한다. 고층으로 치솟은 도시의 고층 빌딩은 경쟁적 사회 구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이미지이며, 이러한 빌딩의 형태를 선을 이용한 뚫린 공간 구조로 표현함으로 인해 분노로 무너뜨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구조, 하지만 강한 압력으로 무너뜨려도 서로 선으로 얽히고설키어 버티고 남은 흔적이 남아 상실감이 느껴지는 표현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시각적 이미지이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각과 시각적 카타르시스, 감정적 연대와 공감을 얻고자 한다.

킴비 작가노트
어긋난 현실의 틈새를 비집고 불안벌레가 심리적 공간에 침투한다.
그 곳에는 불안을 먹고 자란 정체모를 무언가가 살아간다.
이 곳을 걷고 걷다 보면 마침내 평화가 찾아올까? ⓒ아트허브 아카이브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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