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안내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
20230228-20230507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는 1935년생으로 현재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개인전으로 자연과 우주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반영한 김윤신의 작품 세계를 목조각, 석판화 등 작품 70여 점을 통해 소개한다. 김윤신은 아르헨티나를 거점으로 활동해왔기에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재료의 자연스러운 속성을 살리는 무기교의 조형감각은 독창성과 동시에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갖는다. 김윤신의 조각은 작가의 수고스러운 신체 활동을 거쳐 제작된 전통적 방식의 조각으로, 디지털 시대에 희미해진 물질이 주는 실제적 감각의 의미를 되묻는다.
1935년 강원도 원산(북한)에서 태어난 김윤신은 1959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다. 졸업 5년 뒤인 1964년에는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세계 미술의 중심지인 파리에서 조형 감각을 발전시켜 나갔다. 이후 1969년 귀국해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조각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이런 그가 1984년 아르헨티나로 이주를 결심한 것은 순전히 새로운 재료를 만나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열망에서였다. 김윤신은 1988년부터 1991년까지는 멕시코, 2000년부터 2001년까지는 브라질에서 머물며 새로운 재료(준보석)에 대한 탐구를 계속했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 여정은 88세를 맞이한 2023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김윤신은 197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작품세계를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라는 이름으로 포괄해 나간다. 김윤신의 ‘합’과 ‘분’은 우주를 설명하는 근본으로서 동양의 음양사상에서 출발한다. 양지와 그늘은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가 대응해 존재한다. 그의 고향인 한국이 여름일 때 그가 이주한 아르헨티나는 겨울로, 상반된 계절이 지구에 동시에 존재한다. 김윤신은 우주 만물이 ‘음’(분열하고 나뉘는)과 ‘양’(수렴하고 합해지는)의 상호작용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신의 조각 역시 나무에 정신을 더하고(합), 공간을 나누어가며(분) 온전한 하나(예술작품)가 되는 과정이라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김윤신의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철학에 집중해, 석판화, 석조각, 목조각, 한국에서의 신작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시기별 주요작을 통해 <합이합일 분이분일> 시리즈의 발전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원시 자연의 감각을 지닌 김윤신의 작품은 쉽게 휘발되는 가상의 가벼움과 대조되는 안정감과 무게로 관람객을 포용한다.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가 관람객으로 하여금 근원적 감각을 회복하고 자연과 우주의 일부로서의 자신을 느끼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 나아가 이번 전시가 살아있는 역사인 조각가 김윤신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촉발해 한국 조각사를 풍성하게 채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관람포인트
-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조각의 형태와 공간감을 느껴보세요.
- 다른 매체와 다른 시기의 작품들에서 공통된 조형적 특성을 찾아보세요.
- 작가가 새로운 재료를 만났을 때(예를 들어 한국보다 단단하고 둘레가 큰 아르헨티나의 나무) 작품의 형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세요.
- 사진, 전시 브로슈어 등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작가뿐 아니라 작가 주변의 조각계, 미술계의 활동과 분위기를 유추해 보세요.
- 나무라는 단일 재료가 얼마나 다양한 형태와 느낌의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지 눈여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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